방문고리가 고장 나서 인터넷에서 문고리를 샀다. 그리고 남편에게 교체해달라고 하곤 출근을 했다.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엄마, 아빠가 지금 문 다 망가뜨리고 있어’
또 시작이구나, 뭘 시키면 예전 그 상태로 유지가 안 된다, 고쳐서 작동은 되는지 모르겠으나
어딘가 확연히 손상이 나 있고 특히나 너저분한 마무리는 마음까지 심난하게 했다.
집에 와보니 문고리 주변의 나무가 패어 떨어져 나가 있었다. 그리고 문이 닫히지 않았다.
문고리만 교체되었을 뿐, 문이 제 기능을 상실했다.
진짜 이번엔 말 그대로 안 하니 만 못한 결과가 되었다.
저 문을 볼 때마다 얼마나 내가 우울할 지 생각하니 갑자기 문짝을 통째로 바꾸어 싶었다.
시트지를 사다가 주변을 붙이거나, 문짝용 페인트 사서 칠해야 할 판이었다.
항상 이렇게 일이 커지게 만드는 능력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한번은 화장실 변기가 좀 흔들거리는 것 같아서 남편에게 고정 시켜달라고 했더니
무슨 흰 액체를 변기 주변에 발랐는지 가관이었다.
마스킹 테이프를 붙인 뒤 필요한 부분만 발라야 되는데 여기저기 덕지덕지 발랐고,
그것이 말라서 그대로 너저분한 무늬가 되었다. 그야말로 수작업의 진수였다.
변기는 고정되었으나 그야말로 전문성은 1도 없는 지저분한 마무리로 화장실에서 볼 일 볼 때마다 진짜 심난했다.
특히나 화장실 변기는 조금만 더러워져도 화장실이란 장소의 특수성으로 인해 와 닿는 불쾌감이 크다.
진정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건가 하는 실망감과 맘에 안 들면 네가 하지라는 자괴감이 교차했다.
남편이 이런 면에 전문가가 아니라는 건 나도 안다.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지저분하게 마무리 하는 건 참으로 그렇다.
내가 아는 다른 남편들은 깔끔하게 척척 잘 하는 것 같던데 모르겠다.
내린 결론은 전문 인력을 사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집은 그게 맞는 거 같다.
앞으로 남편에게 뭔가 고쳐달라는 요청을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 집이 점점 이상하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름다운 집에서 예쁘게 살고 싶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