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물만난 물고기 ' 이병률

도라다녀 2019. 10. 18. 16:20

 

이병율 시인이 이 책에서  소개해 준
이상희 시인의 '가벼운 금언' 에 나오는 시의 일부라는데 이렇다.
 
하루에 세번 크게 숨을 쉴 것,
맑은 강과 큰 산이 있다는 곳을 향해
머리를 둘 것,
머리를 두고 누워
좋은 결심을 떠올려볼 것,
시간의 묵직한 테가 이마에 얹힐때까지
해질때까지
매일 한번은 최후를 생각해둘 것.
 
나도 컴퓨터 모니터 앞에 붙여놓고 실천해보기로 한다.
 
중,고등학교 어린 시절, 나는 버스 종점 여행을 혼자 하곤 했다.
지금은 사라진 버스 289번 같은 것을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다시 종점에서 그 버스를 타고 돌아오곤 했다.
그것은 버스비만 있으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으며,
(그 당시는 회수권이라는것이 있었다)
그 시절 내가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여행이였다.
창 밖의 풍경을 보며 사색에 잠기다 멍때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종점에 도달해 있다.
돌아올때 종점에서 다시 똑같은 버스를 타니 길을 잃어버릴 염려도 없다.
아마도 내 기억에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같은 중요한 시험이 끝난 날 
기념적으로 이 버스 종점 여행을 한 것 같다. 
간혹 친구랑 둘이 했던 기억도 난다.
그런데 이병률 시인도 어렸을 때 버스 종점을 했다고 하시니
나랑 나이 차이는 있으시지만 추억이 비슷하니 친근함이 확 든다.
 
오늘 어찌하다가 혼자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밥먹을 때 읽으려고 가지고 나간 책이 '혼자가 혼자에게'
아다리에 정점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