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줌파 라히리

도라다녀 2020. 9. 25. 15:33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 줌파 라히리

작가 임경선님이 추천해줘서 읽은 책인데, 역시나 이 책의 저자인 줌파라히리 유명한 작품을
몇 개 읽고 이 책을 접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줌파라히리는 인도계 미국인 작가로 소설 『축복받은 집』은 그녀의 처녀작으로 펜/헤밍웨이 문학상과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이 책에서는 이탈리어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배움의 치열한 과정을 자신의 삶과 연결해 진솔하게 드러낸다.
피렌체로 처음 이탈리아 여행을 갔을 때 이탈리아어가 왠지 친숙했으며,
마치 번개 맞은 것처럼, 이탈리아어를 배우지 않으면 자신을 채우고 완성시킬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라히리는 미국에서 이탈리아어를 배우게 됐고 언어에 대한 갈증이 풀리지 않아 가족과 함께
로마로 이주해 살면서 본격적으로 이탈리아어를 익히고 글쓰기까지 도전한다.
라히리는 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으며, 또 작가로서의 명성까지 안겨다준 영어를
접어두고 의사 표현이 불편하고 자유롭지 않은 이탈리아어로 작품을 쓰고 싶었던 걸까.
이에 대해 라히리는 '이렇게 부서지기 쉬운 피난처에서 노숙자나 다름없이 살기 위해 휼륭한 저택을
포기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라고 스스로에게 반문하고 그 이유는 바로 창작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안정감만큼 위험한 것은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고통을 감내하면서 배우고자 했던 언어를 얻기까지 그 도전이 멋지고 아름답다.
특히 언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배울 수 없는 것인데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작가로서 더 쉽게 가지 않고 미지의 세계로 걸어들어간 그녀가 빛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