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 김재식

도라다녀 2020. 12. 9. 17:56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 김재식

읽는 내내 어머낫, 이 사람이 뭐야 할 정도로
쓴 구절구절마다 내 맘을 후벼파는 마력이 있는 작가다.
그래서 네이버도 들어가서 작가 검색도 해보고 작품마다 일단 관심도서로 저장해 놓았다.
몇가지 기억에 남은 게 있어 이번엔 많이 적어본다.

진리는 남는다
좋아하던 것을
좋아하지 않게 되는 때도 있어.
그게 변한 게 아닌데 말이지.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순간순간 마음이 변해.
그러니 너무 마음을 쏟았다고 해서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해서
슬퍼하거나 절망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야.
정말 좋은 건 그대로 남을 것이고
아닌 건 또 그렇게 아니게 돼
그러니 너무 집착하며
애쓰지 않아도 돼.

터널은 지나가는 길의 일부일 뿐
살다 보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는 시간이 있다.
얼마나 더 가야 빛을 볼 수 있는지
얼마나 더 참아내야 하는지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도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이 고통을 잘 이겨내기도 한다.
그건 단순히 남은 시간이나 물리적 거리를
확인할 수 있어서라 아니라
터널은 지나가는 길의 일부일 뿐이며
끝에는 반드시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그냥 나라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나로서 온전히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
행복이라는 두 단어를 좇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나로서 말이야.

가득찬 게 아니라 제로의 상태
행복이란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바로 잠들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일 일에 대한 깊은 고민때문도 아니고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오는 복잡한 감정들로
들떠 있는 불안한 마음도 아닌 상태,
더 남았다고 생각할 것도 없고
밑졌다고 생각할 것도 아닌
그냥 제로의 상태,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는 밤,
그게 행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