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 김하나

도라다녀 2021. 5. 14. 10:32
알면 보인다고 했던가.
글쓰기를 배우다보니 아는 것을 정리해서 쓰는 일도 쉽지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정성스런 단어 선택과 깔끔한 문장, 김하나님의 진가를 너무 잘 알게 된 책이다.
너무 재미있고 창의적이라 정말 눈으로 꾹꾹 담아 읽었다.
 
이 책은 내가 몰랐던 걸 알게 해주고, 알았던 것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이런 책이 많이 나와 나의 무식함을 그나마 얕은 지식으로 상쇄시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하나 작가님이 제주의 한 카페를 소개하는 구절이다.

제주에 '바다는 안 보여요'라는 카페가 있다.
구좌읍 종달리에 있어서인지 쫑이라는 백구와 달리라는 고양이가 산다.
쫑이는 펄떡펄떡 에너지가 넘쳐나는 녀석인데, 주인장이 카페 일을 하다보니
자주 산책을 시켜주기 어려웠나보다.
그래서 이 집에는 '쫑이 산책 음료'라는 게 있다.
손님이 쫑이를 데리고 800미터 떨어진 바다까지 산책을 다녀오면 모든 음료 중 하나를 마실 수 있다.
손님은 잘생긴 백구를 데리고 바닷가에 산책을 다녀오는 기쁨과 다녀온 뒤 보람찬 공짜 음료를
마시는 흐뭇함을 누리고, 주인은 에너지 넘치는 쫑이를 종일 묶어두고 안쓰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뭐 이렇게 귀여운 아이디어가 다 있나.
쫑아. 요즘도 산책 잘 묻어다니고 있니 ?
 
아니 뭐 이런 따뜻한 일상이 있나. 읽기만 해도 행복하다.
그런데 나 같이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은 '쫑이 산책 음료'가 벌 같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ㅋ
이런 아이디어가 우리 삶을 더 즐겁게 풍요롭게 한다.
나도 내 삶에 귀여운 아이디어를 내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