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때 - 김민섭, 김혼비, 남궁인, 문보영, 오 은, 이은정, 정지우
김민섭, 김혼비, 남궁인, 문보영, 오 은, 이은정, 정지우
위의 일곱분이 같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썼다.
익히 아는 김민섭님과 김혼비님의 글이 가장 재미있고 흡입력 있었으며
남궁인이라는 작가님의 글도 즐겁게 읽었다.
남궁인 작가가 시간과 기운이 남아 파티를 열었다는 내용으로 쓰신 글이 참 좋았고
내가 추구하는 삶이 바로 시간과 기운이 남아 파티를 열 수 있는 삶인 것 같아
시간과 기운을 가져야 겠다고 생각했다.
김혼비 작가가 술 VS 커피로 글을 썼는데 ‘아무튼 술’이라는 책을 쓰신 것과는 의외로 커피를 선택해서 깜짝 놀랬다.
그래서 나도 고민을 하면서 골라봤다. 나는 술도 커피도 진정으로 알지 못하지만 둘 다 참 좋아한다.
술은 잘 못 마시지만 술이 주는 알딸딸함과 인생의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연장자 같은 느낌이 좋다.
커피는 잘 알지 못 하지만 커피가 주는 향과 낭만과 우아함이 좋다.
그래서 난 고를 수가 없었다.
김민섭 작가가 쓰신 ‘커피’를 주제로 쓴 글에서는
'카페에서는 커피가 아니라 내가 점유한 그 공간과 시간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 이라는 것을
서른 가까이에 알게 된 게 내용이 나온다.
카페라는 공간에서 향유하는 것이 커피라는 물성 그 자체가 아님을 알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카페로 들어서는 그 문의 질감, 그 안의 공기와 온도, 테이블이나 의자의 높낮이와 위치, 조명의 밝기와 색상,
나오고 있는 음악의 종류와 볼륨, 그에 더해 거기에 오는 사람들의 결까지, 그 모든 게 아슬아슬하게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커피 한 잔의 비용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