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생각이 나서 - 황경신
도라다녀
2023. 2. 15. 13:26
나의 20대 감성을 뒤흔들던 옛날 PAPER 잡지의 편집장 황경신 작가님,
내가 얼마나 이 쓸쓸하고 허무한 감성을 좋아했던가.
나는 그때 그 누구보다도 허무주의자 였는데 이제는 현실과 타협하며 사는 사람이 되었네.
이 책에서 위안이 되는 문구가 있어 적어 본다
그러니까 대체로
그러니까 대체로
문제를 해결하는 건 시간이다.
다시 말해
시간은 대체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기다리던 순간이 오고,
기다리던 사람이 오고,
기다리던 무엇이 온다.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상처는 흐려지고
마음은 아물고
아픈 기억은 지워진다.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용서할 수 없었던 무엇을 용서하게도 되고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참을 수 없었던 무엇을 참게도 되고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포기하게도 되고
무엇보다
대체로
사랑을 다시 믿을 수도 있게 된다.
그러니까
지금도 어디선가 나를 위한 좋은 일 하나가
예쁜 상자 안에 담겨
배송일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을 위한 작은 선물은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져
어느 가게 쇼윈도에 가만히 놓여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발견하기를,
내가 당신을 떠올리고 걸음을 멈추기를.
시간은 종종 나쁜 것들도 가져오지만
그러나 대체로
좋은 것들을 꽁꽁 숨겨둔 채
우리의 마음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다 이런 대찬 문구를 발견 !!
그래, 불어라 바람,
죽는 날까지 기꺼이 흔들려줄 테니
그냥 애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 삶을 놔두기로 했다.
하루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바람이 좀 잔잔해질 날 오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