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슬픔이 주는 기쁨 - 알랭 드 보통

도라다녀 2023. 3. 8. 14:57

어린 시절 알랭 드 보통이란 작가를 매우 흠모하고 좋아했었다.

이름도 맘에 들고 쓰는 글마다 어쩜 그렇게 심리적으로 내 맘을 맞추는지,

그리고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는 다고 하면 사람들이 약간 '우와'해  주는 면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다 허세다. 책을 읽고 내 것이 되지 않는 한 그것은 그냥 무의미하다.

요즘 읽었던 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 '슬픔이 주는 기쁨'은 역시나 읽기 어려웠지만

곱씹어 볼 만한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따분해하는 사람은 주로 따분한 사람이다.

나는 자신의 내부가 흥미로워 굳이 도시까지 "흥미롭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을 원했다.

정열의 샘에 늘 가까이 있어서 도시가 "재미"없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을 사람을 원했다.

인간 영혼의 어둡고 비극적인 면을 잘 알고 있어서 취리히 주말의 고요를 고맙게 생각할

사람을 원했다. 

 

풍자는 "악이나 어리석음을 비난하는" 여러 방법들 중 하나일 뿐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존 드라이든의 말을 빌리면 "풍자의 진정한 목적은 악의 교정"이다.

 

유머는 높은 지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 데에 유용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지위에 대한 불안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우리가 우습게 생각하는 많은 것들은 사실 일상생활에서 직접 겪게 되면

당황하거나 창피해할 수 있는 상황이나 감정이기도 하다.

가장 위대한 만화가들은 환한 대낮에는 차마 살펴볼 수 없는 약한 부분을 짚어낸다.

그들은 우리가 혼자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주 어색한 측면들을 드러낸다.

걱정이 은밀하고 강렬할수록 웃음의 가능성도 커지며, 이때 웃음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꼬챙이에 꿰어내는 솜씨에 바치는 찬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