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혼자 읽기를 넘어 같이 읽기의 힘 - 신화라

도라다녀 2023. 10. 5. 14:21

독서 모임이 너무 힘들어 독서 모임을 이끄는 분의 이야기를 읽고 힘을 내고자 빌려본 책이다.

읽고 나니 힘이 난다기 보다는 왜 내가 독서 모임을 힘들어 하는지 조금 알게 됐다.

 

'선정 도서가 싫어서'

'기존에 있는 회원들보다 내가 수준이 낮을까봐'

'그럴듯하게 말하는 게 위선적이어서'

'독서가 학습이 되면 책이 싫어질까 봐'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다 맞다. 나한테 해당하는 말이다.

돌아가면서 도서를 선정하는데, 가끔 너무 읽기 싫은 책, 어려운 책, 두꺼운 책은 힘들었다.

발제자님의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건만, 그럴 수는 없고 핑계를 대고 아예 모임을 안 나갔다.

비겁하고 나약한 내 모습에 화가 났다. 모임을 그만 둬야하나 라는 고민도 따랐다.

 

그리고 많은 선생님들 앞에서 깊지 않은 내 생각을 말하기 부끄러웠고

그것을  무마하려는 듯 엉뚱한 말을 내뱉는 내가 싫고 낯설었다.

다른 시각이라고 좋게 말씀들을 해주셨지만 그런 시선도 예민한 나로서는 힘들었다.

 

가끔 잘난척하거나 자기 얘기만 너무 많이하는  회원들도 싫었다.

왜 여기 와서 책 얘기에 집중 안하고 수다를 떠는지 잘 모르겠고

본인의 상식과 토론 능력을 뽐내려는 회원도 싫었다.

내 자격지심인가.

 

암튼, 독서는 좋아하는데 그 놈의 '독서가 학습이 되면 책이 싫어질까 봐' 좀 겁났다.

어떻게 가진 고상한 취미인데 진짜 책이 좀 싫어지려 한다.

이런 이유는 자신의 독서력이 아직 부족한 것이란다.

취미에도 이런 고통이 따른다니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취미는 참 힘들다.

 

'혼자 책 읽는 게 성격상 잘 맞다'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게 피로감이 생긴다'

'아직 쉬운 책만 읽어서 모임에 참여하는 게 겁난다'

 

이런 이유라면 혼자서 책을 읽는 편이 낫다고 하는데.. 난 경계에 있는 것 같다.

 

혼자 읽으면 함께 나누고 싶고, 함께 하면 부담되고 스트레스 받고,

일단 올해까지만 꾸역 꾸역 정성을 다해 독서 모임에 공을 들여 보자.

심지어 이번 달, 나는 발제자이기도 하다.

아무도 모르게 내가 나를 응원한다. 말한 바 없으니 아무도 내 심정을 알 길이 없지. ㅠㅠ

힘내서 잘 해보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