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채사장

도라다녀 2025. 2. 3. 11:56

"별 모양의 지식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별 모양의 지식이 담겨진 책을 읽으면 될까요?

 한 번에 읽으면 안 될 것 같으니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보는 거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방법으로는 별이라는 지식을 얻을 수 없어요.

 지식은 그런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다른 책을 펴야 해요. 삼각형이 그려진 책, 사각형이 그려진 책, 원이 그려진 책,

 이런 책들을 다양하게 읽었을 때, 삼각형과 사각형과 원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

 비로소 별을 만드는 것입니다 "

 

무언가를 이해하려면 그것 밖으로 걸어나가서, 그것에서 벗어난 뒤,

다른 것을 둘러봐야만 한다. 그것은 비단 입시뿐만이 아니다.

전공이 되었든, 업무가 되었든, 모든 지식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것이 아닌 것들로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만남이란 놀라운 사건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넘어선다.

그것은 차라리 세계와 세계의 충돌에 가깝다. 너를 안는다는 것은 나의 둥근 원 안으로

너의 원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며, 너의 세계의 파도가 내 세계의 해안을

잠식하는 것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일 거다. 폭풍 같은 시간을 함께하고 결국은 다시 혼자가 된 사람의 눈동자가

더 깊어진 까닭은. 이제 그의 세계는 휩쓸고 지나간 다른 세계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더 풍요로워지며, 그렇기에 더욱 아름다워진다.

 

  헤어짐이 반드시 안타까운 것은 아니다. 그것은 실패도, 낭비도 아니다.

시간이 흘러 마음의 파도가 가라앉았을 때, 내 세계의 해안을 따라 한번 걸어보라.

그곳에는 그의 세계가 남겨놓은 시간과 이야기와 성숙과 이해가 조개껍질이 되어

모래사장을 보석처럼 빛나게 하고 있을 테니.

 

세상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존재가 태어나고 어쩔 수 없이 자기만의 시간을 

고스란히 지내야만 한다.

오랜 시간 세상을 살아가며 얻게 된 소중한 경험과 이해는 오래 산 존재들과 함께

침묵속으로 사라지고, 세상은 이 세상이 처음인 싱싱한 존재들이 장악한다.

그래서 아름다운게 아니겠는가.

세상이 이렇게 치열하고 다채롭고 활력 넘치는 이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