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그땐 그랬지

도라다녀 2019. 4. 10. 13:24

초등학교 6학년때의 일이던가. 
친한 친구 2명과 함께, 나까지 합쳐 셋이서 일주일에 한편씩을 시를 써서
그 친구들과 나눠 읽고, 내 시를 주기도 하고, 나름 서로 품평도 하곤 했었다.
어떻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하였는지, 당시 문학 소녀였나 싶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발상 아닌가 싶다.
시 내용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나는 주로 옛날 신문의 네칸짜리 작은 만화코너에
나올만한 그런 엉뚱하고 재치있는 시를 지었던거 같다.
어렴풋이 기억이 안나지만 그림도 자잘하게 그려 넣었던거 같고,
그래서 친구들이 정말 재밌다며 우리 시모임이 아닌 다른 애들에게까지
보여 주곤 했었다.
벌써 30여년이 휠씬도 넘은 일이고, 그것을 간직하고 있을리 만무하고,
아마도 타임캡슐이 있었다면 이것을 묻어야 했다.
진짜 궁금하다, 친구들과 내가 어떤 내용으로 시를 지었는지,
기억의 한계에 세월의 위대함을 느낀다.
그 시절 영원할 것 같았던, 그 마음, 그 기억, 그 추억들 너무나 희미해져
내게도 우리 아이같은 소년 소녀시절이 있었는지 아득해진다.
그렇게 해맑고 순수해서 하얗던, 생각이 많기도 하면서 생각이 없었던 그 시절,
그 기억을 걷는다고 기억이 돌아오는 건 아니지만 가끔 그 시절이 그립다.
나의 유년 시절은 그렇게 사랑스러웠던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