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취미의 부작용

도라다녀 2019. 8. 28. 16:39

나의 그릇이 이것 밖에 안 되었던가.
그 분은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배려하고 아끼고 더 못주어 안달난 사람인데
나는 왜 그렇게 그분이 미울까.
그 배려의 대상이 내가 아니여서 ?
나도 그 분을 도와, 그 봉사의 노력에 뒤편에서 애쓰는 사람인데 
그 분만 추대받고, 나는 인정받지 못해서 ?
내가 그 많은 타인들과 혈연 관계도 아닌데 일방적으로 우선해줘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도 소중히 해줘야하는 사람 분명히 맞고,
아무렇게나 취급당해서는 안 되는 사람 맞고,
어리다는 이유로 또는 여자라는 이유로 양보하고 허드렛일을 계속해야 하는 사람은 아니다.
나도 음식중에 젤 맛있는 부분 먹을 줄 알고
식은 음식 말고 따뜻한 음식 매우 좋아하고, 못생긴거 말고 잘 난 음식 먹을 수 있고
생각할수록 너무 치사해지는 마음 ㅠ
누가 일하라고 강요한 바는 없으나, 가만있자니 마음이 불편하고, 
이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 자체가 화가 난다.
이 화는 이것으로부터 왜 자유롭지 못한지에 대한 화이며
왜 그것으로부터 이끌려 다니게 되었는지에 대한 화이다.
싫으면 안 가면 그만이고, 안하면 된다.
상처 받은 나는 잠깐 이 취미를 쉬어야 할 것 같다.
나도 첨엔 무한한 배려 받았던 사람인데, 그걸 갚는다 생각하면 될 것을
생각처럼 잘 되지 않고, 배은망덕하게도 내 마음은 잘하고 계신 그분이 원망스럽다.
언젠가 이 간장 종지 같은 마음에 너그러움이 넘치면 다시 찾아갈 수 있을까.
아마 당연하게 계실것 같지만, 사람일이란게 없을수도 있으니, 너무 오래 떠나있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