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다녀 2019. 10. 17. 15:23
삶이 공허할 때가 있습니다.
친구가 없기 때문도 아니고
일이 잘 안돼서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내가
내 진짜 속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어떤 책에서 읽었던 내용인데

그래, 내 삶이 항상 공허했던건, 내 마음을 어디에도 털어놓을 때가 없었던 거야
나는 늘 혼자 무언가를 하고 있었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했다.
혼자 있는게 편하고 내 식대로 하면 되니깐 거리낌없어 좋았던 거 같다.
나는 혼자있을 때, 에너지를 얻는 사람으로 여러 사람과 장시간 있으면
금방 피곤해지고, 기분이 금방 가라 앉는 걸 느낀다.
처음 몇시간은 반가워서 막 수다를 떨고 방정을 떨다가도
좀 지나면 '이게 무슨 의미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허무주의에 빠진다.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누다 보면,  뭔가 부질없는 방향으로 가는 걸 느끼기 때문에
자연스레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
내가 진심으로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의 맛을 모르는 걸까.
나는, 사람들과 좋은 방향으로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
가족, 친구, 동료들과 함께.
그러기 위해선 내 얘기를 꺼내야하는 용기가 필요한 거겠지.
용기를 낸다는 일은 참으로 내겐 어려운 일인거 같다.
나를 알리는게 싫으니깐, 남 얘기도 듣기 싫은거 아닐까.
이제 보니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 것 같다.
남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  
내 안의 열쇠를 먼저 열어야 남과의 관계도 회복된다는 것.
내 삶이 공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내가 결정 할 일.
나의 창피한 모습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질 그들에게
나를 보여주는 일.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