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크리스마스 카드

도라다녀 2019. 12. 20. 15:26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오백년만에 써보았다.

 

경숙이에게

 

사십이 넘는 나이에도 내가 친구의 의미를 찾아 방황할때
나에게 정답을 알려준 내 친구 경숙이,
고맙다.
내 입장만 어필하고 살아온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사를 가서 떨어져 있는 물리적인 거리감이
크게 다가오지만 나는 자주 너를 생각하고 있다.
내가 젤 좋아하는 너의 모습은 맛있게 음식먹는 모습과
어떤 상황에도 별로 크게 당황하지 않는 의연한 모습이야.
내년에도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너를 닮고 싶은 미라가. 2019. 12. 21

태희에게,철없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의 지나
어느덧 우리는 누구의 부인,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살고있네
하지만 태희 너의 모습에는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함도
성숙한 어른으로서의 모습도 다 갖추고 있다.
나와는 달라 너를 이해하지 못했던 순간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땐 그랬지' 하며 받아들일 수 있게끔 되었고,
가끔은 순수한 어린 시절이 절절하게 그립지만
우리들 모두의 마음에 남아 있으니 가끔 추억하며 살자.
 
아이들을 떠난 너의 마음이 올해는 헛헛하리라 생각되지만
너의 생활에 집중하며,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많은 날들을
준비하고 계획하고 즐기고 살았으면 한다.
그 속에 나도 있으면 정말 좋구~
새해엔 더 멋진 태희 모습을 기대할께
 
항상 유쾌한 너의 짝이 되고픈 미라가. 2019. 12. 21


혜영이에게,
혜영아.
너와 나와의 관계가 서로 알만큼 빈틈없이
잘 매꿔져 이어져 나간다고 생각했을때
어느 순간 멀어짐을 느꼈다.
난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너의 시간을 존중하며 기다렸다.
이후로 너는 매우 바빠졌고 뭔가 너의 마음에서
내가 소외된 듯한 느낌을 받았으나
말을 해야 아는 나의 유치한 마음을 고쳐먹으며
우리들의 시간이 촘촘하게 엮어진 날도 있고
느슨한 날도 있다며 위안하며 지내기도 했다.
내가 너에게 다 말할 수 없는 것이 있듯이, .
너도 그러했으리라 생각하기로 했다
생활의 사이클이 오르락 내리락을 경험하며
누구나 같을 수 없다는 것,
할 말은 머리속에 가득한데 때를 놓쳐
내 뱉을 수 없는 많은 말들,


그런 시간들도 의미가 없는게 아니라 다 나름 이유가 있고
그럴 만한 시간을 견디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내 생활에 집중하며 가끔 친구들을 생각하고 보고파하고
때때로 느끼는 서운함은 남편과 풀기로 하였다.
그냥 나의 마음이 그랬다는 걸,
나는 항상 너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어
이렇게 두서 없는 말을 전한다.
나는 항상 주말에 너와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이란걸
기억해주길 바란다.
안녕. 나의 엉뚱한 친구, 혜영
우리 더 친해져 볼까.
 
너와 차 마시고 싶은 미라가. 2019.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