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남 얘기 그만하자, 이제

도라다녀 2021. 1. 29. 09:59
사람들이 남 얘기를 하느라 너무 바쁘다.
시댁 사람들, 가족들, 친구들, 회사사장, 회사사장아들, 그 밖의 한다리 건너에 있는 동서의 친구라든가
내 아이의 친구라든가, 암튼 남 얘기들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들을 듣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런 내용이 주가 되면 나는 너무 힘들다.
그만하라는 말이 이빨까지 나왔는데 참고 또 참는다.
가끔 다른 화제를 바꿔 대화 내용을 돌려보지만 그때 뿐이고 또 언제든 남 얘기는 돌아온다.
왜 그렇게 남 얘기에 미치도록 집중하는 것일까
그게 그렇게 재밌는 것일까.
어쩌다가 진짜 열 받는 것만 가끔 하면 될 것 같은데,
습관처럼 이어지는 이런 남 얘기는 듣고 있기가 정말 힘들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남얘기를 주로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주로 칭찬일리가 없고 흠을 이야기하거나 대부분 그 사람에 대한 별로 안 좋은 내용이다.
신기한 것은 그 인물이 주기적으로 등장하여 마주 볼 수 있는 테이블만 있으면
그 이야기의 대상은 그 테이블에 바로 올라가게 된다.
사람마다 각각 자기 에너지를 얻는 방법이 다르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조용히 자신의 일에 집중하며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있는 반면
꾸준히 입으로 상대방과 수다를 떨어야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본인의 에너지를 얻는 것은 상관이 없다.
굳이 대화의 주제를 남 욕을 하는데 다 써버리는게 너무 부질없고 의미없다는 것이다.
그럼으로 인해 본인에게 얻어지는 게 있는가
마음속 찌꺼기로 가득했던 마음이 조금은 털어지기는 하겠으나
내가 보기엔 그것은 터는 것이 아니라 내 영혼에 더 먼지를 얹는 격이다.
그리고 애꿎은 남한테까지 피곤하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다.
바로 나라는 피해자가 발생한다.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내 처지가 이러이러하게 억울한 상황에 놓이게 되어
어떤 연민을 갖게 되거나 공감도를 얻고자 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잘 못된 접근 방법이다.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고 자기 객관화를 시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 보면 어떨까.
왜 나는 이런 걸 상대에게 말하지 못하고 왜 나에게 쓰고 있는가.
참말로 난 이것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
어떻게 살면서 안 좋은 일만 있나.
분명 좋았던 일도 있도 있었을텐데 그런 것들은 쏙 빼고
안 좋았던 일, 불편했던 일, 억울했던 일만 쏟아낸다.
난 좋은 일도, 따뜻한 감정을 느꼈던 일들도 너무나 듣고 싶은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안 좋은 이야기만 하기 때문에 그 사람 주변사람들은 다 이상한 사람들이구나 라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게 된다.
그래서 그 사람이 주변 이야기를 시작 하려하면
'아, 또 이번엔 그 이상한 사람이 어떤 또라이 짓을 했기에' 이런 생각부터 든다.
그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주변에는 다 성격 안 좋은 사람만 있고,
다 이상한 사람만 있는 것처럼 들린다. 분명 그렇지 않을텐데, 안타깝다.
많은 다른 시간들을 본인의 일에 집중하며 취미 생활을 즐기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내가 남의 인생에 오지랖을 피우는 것 같다 차마 말을 못하고
피곤함만 쌓여 간다.
무조건 긍정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역지사지하며 생각해보며
타인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는 타인과 나를 구분하며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타인의 문제이지 내 문제가 아닌 경우도 많으므로 내가 그 갈등의 상황까지
고스란히 받아들일 이유도 내 삶에 개입할 이유도 없다.
결국 엄밀히 따지면 가족도, 친구도, 가까운 지인도 타인이다.
함께 해야하니 어쩔수 없는건 없는거고, 다르게 생각함이 틀린 것이 아니니
서로의 생각과 판단을 존중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