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직장인의 도수 치료

도라다녀 2021. 3. 5. 15:46
평소 허리가 안 좋아 직장에서 일하는 중간 중간에 일주일에 한번씩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몰래 병원에 도수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12시에 예약을 했으므로 사무실에서는 11시 30분정도에는 나가 줘야 하며
40분 도수치료에 40분 정도 물리치료를 받고 사무실에 오면
대략 1시 30분 정도가 된다.
그니까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을 점심 시간 앞뒤 30분씩, 총 1시간 정도를 비게 되는 셈이다.
내 딴에는 점심밥까지 못 먹어가며 선택한 최선의 시간 선택이였으나,
월급으로 내 시간을 산 사장님 입장에서는 말도 없이 병원에 가버린
직원을 너그럽게 봐주시기는 힘들 것이다.
재작년 반 년동안 몰래 다녔을 때의 경험치가 있어
올해도 그렇게 밀고 나간 것인데, 2주째 하필 내가 병원 간 시간에
나를 찾는 일이 잦아들면서 내가 병원에 가게 된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뭐 크게 별 말씀은 없으셨지만 앞으로 병원을 가게 될 때는 말을 하고 가라는 지시를 내리셨다.
이 말은 즉, 내가 더 이상 도수치료를 받기 힘들거란 예상과 함께
평소에도 자유롭지 못했지만 보이지 않는 속박에 더 매이게 될 거라는 생각에 갑갑함이 밀려왔다.
많이 아파서 병원에 간 것은 아니였고 허리가 안 좋으니깐
예방 차원에서 관리를 받으러 간 것이라, 매주 말씀드리고 가기는 뭣 한 것이다.
이제는 진짜 병원갈 만큼 아파야 말씀드리고 가게 될 것이다. 나 원 참,
그런데 많이 아파서 갑자기 회사를 통으로 못 나오는 것 보다는
이렇게 편의를 봐주면서 쪼금식 빠지는게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뭐 내 생각이니깐,
그동안 나 말고도 몰래 병원 다닌 직원들이 있었는데
내가 이슈가 다 되어, 다들 아마 이제는 사장님께 보고를 드리고 병원에 가거나
아님 조금 아픈 것은 아예 안 가는 방향으로 생활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생각하면 좀 미안하기도 하나, 어떻게 보면 그동안 나만 자리 비우는 일이
어렵고 안 된다는 생각에서 좀 해방되는 느낌이기도 하다.
이제 나는 일하는 중간에 하는 잦은 스트레칭과 집에 돌아와 하는 잠깐의 운동으로
이 생활을 버텨야 한다.
부디 나의 건강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