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옹졸한 마음

도라다녀 2021. 7. 5. 17:53

오늘은 옹졸한 나의 마음에 대해 왜 그럴까 한번 생각해봤다.
우리 회사는 여직원 5명이다. 생일을 맞으면 제일 맏언니가 모두에게 점심밥을 사준다.
평소 먹던 점심값보다 좀 나가는 메뉴로 정하고 식당을 예약한다.
브런치나 스파게티일때가 많은데 오늘은 찜닭과 해산물 팟타이로 정했다.
나는 맏언니 다음인 둘째 언니다. 둘째라서 가만 있을수가 없어서 생일날은 밥을 먹고 나면

항상 내가 커피를 산다. 그런데 이게 밥 값을 내면 생색이 나는데 커피를 쏘면 그렇지가 않다.
밥값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나도 별다방 커피를 쏘기 때문에 그렇게 저렴한 비용은 아니다.
그리고 밥도 안사고 커피도 안사는 사람는 따로 생일자에게 선물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쩌다보니 이런 수순으로 되어버렸는데, 솔직히 누군가의 생일을 위해 언니들이 밥도 사고

커피도 사고 이게 맞는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옹졸하고 이기적이라서 이러는 건가.
심지어 맏언니는 최근까지도 자기 생일에 자기가 밥을 샀다.
너무 이상해서 요즘엔 언니 생일에 내가 밥을 사고 있다.
언니들이 하는 것에 비해 동생들이 생각이 없거나 치졸하다.
동생이니깐 이런 날에 얻어 먹을 수도 있지 뭐, 이런 생각인건가.
하지만 5명이다보니 최소 언니가 일년에 네번은 생일밥을 쏜다.
이건 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니가 쏘는 것에 대해 내가 뭐 왈가왈부한 일은 아니다.

어쩌면 내가 쏘는 커피가 티가 안나기 때문에 드는 옹졸한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러면 너도 밥을 사면 되지 않느냐 이런 질문을 받을 수 있으나, 난 또 밥을 살 생각은 없다.
왜 내가 밥을 사야 하는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느끼게 되는건 맏언니와 나의 차이점이다.

내가 맏언니의 그릇을 따라가려면 아직도 멀었다.
사람 그릇의 크기가 이런 상황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생각해 봤는데 생일자가 밥을 사고 모두에게 선물을 받는 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