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내뱉기

도라다녀 2021. 7. 5. 18:06

나의 아픈 이야기를 꺼낼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몰라서 입을 꾹 닫고 열지 않았다.

고름이 커지면 터지는 법이다.

더 이상 내 안에 담아 둘 어떤 공간도 없었던 것일까

어제는 잠깐 만난 친구에게 짧은 시간에 폭풍같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조언도 듣지 못하고 돌아왔다.

어쩌면 내 얘기만 잔뜩 쏟아내고 온 것이 메슥거렸던 속을 토한 것 같이 시원했다.

그리고 입에서 나와 공기 중에 소리로 흘러나온 말들은 그와 동시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내 가슴 안에 있을 때는 육중했는데 세상 밖으로 그 많은 단어들이 나오니 내 아픔도 크게 별거 아닌 것 같았다.

그냥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고 그럴 수도 있는 일인 것 같았다.

내일 또 무거운 일로 가슴이 내려 앉더라도 잠깐은 가벼워졌다.

그래서 계속 내뱉고 숨쉬고 해야 하는 건가 보다.

그냥 고맙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