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가볍고 상처는 깊다.
안 좋은 일이 생겨 지인들한테 고민을 털어 놓으면 다양 각색한 답변이 돌아온다.
위로가 되는 말도 있지만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도 많았다.
아무리 설명해도 내 안의 깊은 슬픔을 나보다 더 뼈저리게 느낄 수는 없기에
어떤 말을 들어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각자 본인의 경험 치에서 나온 것만큼, 딱 그 정도 위로밖에 할 수 없었다는 걸 이해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너무 쉽게 하는 말들,
내 일이 아니라 깊게 고민하지 않는 말들,
내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들릴지 배려하지 않는 말들,
위로한답시고 내 안에 없는 긍정을 끌어들이려는 말들,
비현실적이고 의미 없는 말들,
말은 허공을 타고 날아가 내 가슴에 생채기를 낸다.
다 너무 싫었다.
지금 내 마음이 아프니 평소에는 별 감흥 없이 들리던 말들이 쉽게 상처로 남았다.
그리고 자꾸 상처받는 나를 보니 사람들 만나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문자에 답을 안하고 전화를 안 받고 자꾸만 내 안의 동굴로 더 깊게 들어갔다.
나를 끄집어내서 보여주는 일이 오히려 상처가 되고, 말을 아니한 만 못한 결과가 되었다.
왜 그냥 내 말을 조용히 들어 줄 수는 없는 걸까.
조언을 바라는 게 아니고 그냥 내 말에 공감만 해 주길 바란 건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
사람에 따라서는 어려운 일 일수도 있겠다.
나 같아도 위로한답시고 내가 갖고 있는 경험 안에서 막 이런 저런 말을 늘어 놓고 싶을 테니깐.
갑자기 역지사지가 되어 그 동안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타인에게 쏟아냈던 말들을 반성한다.
말은 가볍고 상처는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