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거림
마음이 두근거림,
두근거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설레서 두근거리는 것과, 두려워서 두근거리는 것
설레서 두근거려 본 지 오래고, 최근 몇 년 동안은 두려워서, 걱정돼서 두근거리는 게 다반사다.
이 두근거림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나를 둘러싼 이 불안한 환경, 아픈 가족, 내 삶이 통째로 흔들리는 기분이다.
눈뜨면 아침과 함께 이 두근거림이 시작되고, 매일 매일을 살아가는 일이 반복된다.
내 삶에는 내가 없는 것 같고 의무만 남아있는 느낌이다.
작년에는 나를 찾아보겠다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기를 쓰고 달려봤지만
이 무거운 현실이 자꾸만 나를 주저앉혔다.
내가 아픈 가족을 두고 이럴 때가 아니지 하며 자각을 하다가도
자꾸만 어디론가 도망하고 싶은 마음에 소소한 물건을 사대고 음식에 집착하고 술에 의존했다.
조그만 사각형 틀 안에서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혀봤자
나는 그 담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만 알게 되었다.
균열이 이미 시작되어 제대로 낫지 않은 상처에 하루 하루 덧칠하기에 바빴고
모두가 퇴근한 저녁이 되길 밤이 되길 바라고 또 바랐다.
내 인생도 어찌할 줄 몰라 허둥대는 내게 한 사람의 인생을 내가 어떻게 좌지우지 할 수 있을까.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고 매일 매일 무슨 일이 생길까 두근거림으로 살았다.
이 두근거림의 끝은 어디일까. 끝나기는 하는 걸까. 죽어야 끝나는 걸까.
가끔 마지막을 상상하면서 방정맞은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아득해서 현실감이 없다.
그래서 다시 현실로 돌아오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 인 듯싶다.
살면서 살아지겠지. 살다 보면 조금만 두근거리는 날이 오겠지
그리고 기뻐서 설레서 두근거리는 날도 오겠지
그날을 기다리는 게 욕심이 아니고 희망 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