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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너를 몰랐다

나는 몰랐다.
네가 왜 그렇게 느리고 과제를 힘들어하는지
왜 그렇게 잘 까먹고 물건을 잃어버리는지
왜 그렇게 걷고 왜 그렇게 말하는지
왜 그렇게 서툴고 모든 일을 어려워하는지
그런 매번 너를 다그치고 혼내고
나는 너를 잘 모르고 야단치기만 했다.
그럴때마다 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너는 그냥 너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네가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을때
네 마음을 열어보려 애쓰지 않고 내 푸념섞인 잔소리만 늘어 놓았다
좀 더 내가 너에게 예민하게 귀 기울였다면
우리가 보낸 고통의 시간들이 좀 더 희망적이지 않았을까
다시 시작하는 때
마지막 기회
이렇게 낭떠러지 끝까지 오게 되어 깨닫게 되다니
모든게 나아지고 있다고 믿었는데
마음이 절망으로 치닫는다
너에게 심한 벌을 받고 있는 기분이다.
이 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빛줄기를 찾아낼 수 있을까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웃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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