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는 말 - 권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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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의 작가님이 또한번 내 놓으신 소설집 |
그 중에 '손톱'이라는 작품을 너무 슬프게 또는 화나게 읽었다. |
6학년때 엄마라는 사람이 전세보증금과 언니가 모아놓은 돈을 들고 집을 나가버렸고 |
이후, 언니랑 둘이 살다가 똑같이 언니도 엄마과 같은 수법으로 돈을 들고 집을 나가버린다. |
그래서 혼자 힘겹게 사는 삶을 그렸는데 아무리 열심히 월급을 쪼개고 또 쪼개도 |
달라지지 않는 삶이 절망적이고 읽는 내내 너무 분노스러웠다. |
어릴 적 엄마하고 상의나 대화같은것을 해 본적이 없는 주인공 때문에 |
갑자기 내 어릴적을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
내가 주인공처럼 어렵게 살아온 것은 아니나, 내가 고민이 있을 때 |
엄마나 주변 다른 사람들과 그 어떤 상의나 대화 같은걸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
그냥 혼자 결정하고 혼자 해결하고, 해결 안되면 그냥 힘든 상황인채 내버려두고 |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다. |
도대체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방법을 몰랐고 그땐 그런 분위기로 그냥 살았던 것 같다. |
그게 오래되어서 다 큰 지금도 사실 나 혼자 해결하고 정리하는 일이 꽤 있다. |
남의 의견이 꼭 도움이 되어서 말을 하는게 아니라, 그냥 말하면서 위로가 되기도 하는건데 |
그러고 보면 '난 참 외로웠구나' 라는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한다. |
책은 참 사람으로 하여금 살면서 간과하면서 지났던 세월이나 |
기억 못하는 조각조각들을 꺼내 퍼즐처럼 맞춰주는 것 같다. |
즐거웠던 기억이나 슬펐던 기억도, 또는 잘 알 수 없었던 감정들도 |
가끔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 같아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