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 김영민 퇴행을 적극적으로 즐길 필요가 있다. 바로 그 점에 노년 특유의 즐거움이 있다. 어떻게 퇴행을 즐길 수 있느냐고? 자신이 이미 이룬 것을 새삼 바라는 것이다. 박사 노인은 제발 박사학위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거다. 그런데 이미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추가로 더 수고를 하지 않아도 학위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얼마나 즐거운가. 기혼자 노인은 아내와 평생을 같이하고 싶어서 아내에게 청혼하는 거다. 제발 나와 결혼해줘. "이 사람이 노망이 났나. 우린 부부잖아." 이미 결혼했다니! 이미 평생을 같이했다니! 청혼을 거절당할 두려움을 느낄 필요도 없고, 애써 짝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얼마나 즐거운가. 오랜 친구에게 간청하는 거다. 나와 사귀어 주게. 친구가 당황하며 대꾸한다. "우린 이미 친구잖아..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제목과 맞는 부분만 발췌해서 살짝 올려본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죽음을 직면하고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잠시 후 모두 죽는다고 생각하면, 자신을 괴롭히던 정념으로부터 다소나마 풀려날 것이다. 평생 원했으나 가질 수 없었던 명예에 대한 아쉬움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게 인생이라면, 영원히 살 것 처럼 굴기를 멈출 것이다. 소소한 근심에 인생을 소진하는 것은 행성이 충돌하는데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나는 어려운 시절이 오면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문을 닫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불안하던 삶이 오히려 견고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도 삶의 기반이 되어주는 것은 바로 그 감각이다. 생활에서는 멀어..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