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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부모산

자식의 삶에 어디까지 관여해야 부모로서 올바른 것일까.
요즘 자주 드는 생각중에 하나이다.
공부? 성격? 습관? 친구관계? 진학? 더 나아가 취업? 결혼? 출산? 
나는 어렸을때 부모님으로부터 그렇게 간섭 안 받고 자라서인지 
오히려 좀  딱 정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혼자서 많은 선택과 방황을 했다.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몰랐고, 인간관계는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내 적성이 뭔지, 학교는 어디로 진학해야 하는 건지도 너무나 다 막연했다.

적성이 전공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또 전공과 다른 직업을 선택해서 직장을 다니고 있으며

우야부야 만난 남자와 지금껏 애 하나 낳고 그럭저럭 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인과 관계가 하나도 없다.
아무리 부모의 영향을 안 받았다고 해도 서른 몇 해동안 부모님과 살면서 무의식적으로 
알게 모르게 생활 습관이나 생각이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었겠지.
강요는 없지만 무의식중에 발현되는 행동 패턴들, 사고들, 생활습관, 관념들..
그러나 나는 요즘 대놓고 자식에게 내 의견을 피력하고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를 반복하고 있다.
내가 잘하고 있는것인지, 잘 못하고 있는것인지 누가 좀 판단해주면 좋겠다.
어느 날은 선을 넘어 말도 안되는 유치함을 뽐내는 억지 발언을 하기도 하고
아이를 이겨 보겠다고 되도 않는 똥고집을 피울때도 있다.
진짜 바닥이다.
부모로서 자격이 없다고 자책도 많이 한다.
부모자격시험이 있다면 난 당연히 탈락일 것이다.
부모로서 어디까지 이 아이를 케어하고 컨트롤 해야 하는지 답이 없다.
나는 어떤 노력으로 이 부모산을 넘어 갈 수 있을까.
어떤 배낭을 매고 어떤 등산화를 신고 어떤 리듬으로 이 산을 잘 넘어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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