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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동아기획

얼마 전 SBS에서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 K’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됐었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전설의 가수들이 펼치는 라이브 무대와 영상, 토크로

기록하는 초대형 다큐 음악 쇼라고 한다.

발라드, 댄스, 인디 뮤직, K-POP등 다양한 장르로 가수들을 초대하고

이야기를 듣고 무대를 갖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에 추억에 잠겨 눈물이 날 뻔한 시간이 있었다.

바로 ‘동아기획’편 !

나의 어린 시절 10대를 감성으로 흠뻑 적셔주던 동아기획 !

재미없고 우울하고 불안하고 막연한 나의 10대에 동아기획이 없었으면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정도로 나는 동아기획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참 많이도 빠져 있었다.

 

어떤날 (조동익, 이병우), 김현철, 박학기, 장필순, 시인과 촌장, 빛과 소금, 봄여름가을겨울 등등

나 이때 음악만으로도 진짜 행복했던 시절이였다.

어쩜 이렇게 음악이 고급스럽고 사람 마음을  설레게 할 수 있을까.

아무 일 없는 현실이 싫어 음악 속에 파묻혀 지냈던 것 같은데

왜 음악을 해 볼까 하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는지 진짜 이상하다.

그렇게 좋으면 작곡이나 작사 아니면 음악 관계자라도 되어보는 꿈을 꿨을 만도 한데 말이다.

그 땐 음악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듣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떤 길이 어떻게 열려 있는지 알 방법도 없었던 것 같고,

그래서 비슷하게나마 난 라디오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면, 좋아하는 음악도 많이 듣고 아티스트도 만나고 글도 쓸 수 있으니깐.

꿈을 이룰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남들 가는 길을 아무 생각 없이 따라 갔던

한심한 시절이었는데 그나마 동아기획 음악으로 불안한 십대를 잘 보내고

지금까지 추억할 수 있는 음악으로 남아있어 다행인 것 같다.

 

내가 너무 좋아했던 ‘어떤날’의 조동익 아저씨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실까.

아직도 본인을 추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단 걸 알면 어떨까?

어떤 무대가 있어야 찾아뵐텐데, 아쉽다.

동아기획 콘서트라도 나중에 하면 참 좋겠다.

나 이래뵈도 동아기획 패밀리회원 이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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