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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나의 토익만점 수기 - 심재천

나의 토익만점 수기 - 심재천 2012

이 책의 리뷰를 위해 내가 한번도 시도하지 않은 토익에 대해 먼저 알아 보았다.
LC(듣기) 495점, RC(읽기) 495점, 합쳐서 990이 만점이며, 200문항, 120분 시험이다.
TOEIC (Test of English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
너도나도 토익 점수에 목숨 거는 이 땅의 딱한 현실을 시종일관 좌충우돌 코믹한 모험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줄거리
토익 만점 990점이 목표인 주인공은 (현재 토익점수는 590점) 알바로 모은 돈을 들고 영어공부를 위해

호주로 떠납니다.
거기서 저렴한 도미토리를 전전하며, 만나는 모든 사람을 영어 선생으로 삼고
우연히 바나나 농장에서 불법으로 마리화나를 재배하는 스티브를 만나, 인질을 자처하며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면서 먹고 자며 스티브 부부를 통해 영어 공부를 합니다.
스티브란 사람은 바나나 농장으로 위장해 그 안에서 마리화나 재배를 하는 사람입니다.
스티브의 부인 요코는 '아폴로13호교' 라는 기이한 종교를 신봉하는데
지구는 너무 더러우니 방사능 재킷을 항상 입고 땅속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하며
차이나 타운에서 파는 '평양식 물냉면'을 즐겨먹는 아주 특이한 인물입니다.
또 기이한 인물이 한 명 나오는데, 이는 주인공의 아버지로서
사이비 종교에 빠져있는데 '살아있는 예수'를 자처하는 한 남자를 향해 매일 기도를 드리며,
주인공의 말로는 이주일을 닮은 예수를 신봉한다 라고 나옵니다.
그런 아버지를 사탄이라 부르며 주기적으로 아버지집을 찾아와 집 안 곳곳에 붉은 래커로
'사탄아 물러가라'를 그리고 가는 중년 5인조 광신도도 등장합니다.
그러던 중 주인공은 스티브 바나나농장에서 지내며, 토익 모의 테스트에서 805점을 맞게 됩니다.
그러나 이 점수에 만족하지 못한 주인공은 옆 농장의 미국식 발음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부부를 알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부부는 토익 문제를 내는 토익 성우 부부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또 토익성우 부부 집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 집 지하에 있는 실제 토익 기출 문제집을 발견하게 되어 매일 밤 토익공부에 열을 올리게 됩니다.
그러던 중 경찰이 마리화나를 재배한다는 농장이 스티브의 바나나 농장인 걸 알게 됩니다.
주인공이 스티브를 구하려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경찰이 쏜 총에 한쪽 눈이 날아가는 버립니다.
주인공은 경찰의 과잉대응을 눈감아주는 대신에 '병원비전액부담'  '최고급 의안'  '스티브 석방' 이라는
조건으로 호주에서 최고급 의안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토익시험울 쳤는데 결과는 990점 !
그리고 무역회사 최종 면접 장면에서 소설이 끝이 납니다.

맘에 드는 구절
대한민국 실태를 반영한 구절 P.18
토익 만점을 받은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 토익 만점은 뭐, 나 눈 두개 달렸소'
하는 것과 같지. 겸손도 아니였고 농담도 아니였다. 그것은 하나의 풍경을 잇는 그대로 말한 것이었다.

주인공이 자신의 낮은 토익점수로 절망하는 구절 P.18
토익 590을 맞고 취직하려고 했으나 서류전형 지원 자격에
지원자격 : 토익800점 이상이라는 문구에서 나는 이런 목소리를 들었다.
"넌 꺼져"

주인공이 얼마나 토익에 빠져있는지를 알게해주는 구절 P.36
스스로 문제를 내는 주인공 P.74
모의테스트 805점을 맞고 실의에 빠져있는 구절 P.160
토익 990점을 맞고 후배가 감탄하는 장면 P.268

진짜 맘에드는 구절 P.289 스티브와 요코의 한국어 대화
주인공은 스티브 부부가 무려 2년 동안 부부 싸움중으로 서로 말도 안하고 사는 가운데
부부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면서 화해도 시킨다.
이 부부는 툭하면 모국어로 싸웠는데, 외국어를 쓰면서, (여기서는 한국어)
낯선 언어가 등장하자 그들은 안녕하세요, 나는 누구입니다 같은 기초적인 대화를 하면서
오래 전에 단절된 소통을 재개할수 있게 된다.

감상
이 책은 수정언니가 추천해 준 책으로 나의 독서에 발판이 되어준 책이다.
아주 짧은 문장으로 쉽게 씌여 있어서 읽기가 쉽고
무엇보다 기발한 내용에 반해서 살면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 아닌가 싶다.
감성이 별로 없는 내가 이렇게 쉽게 재치가 있는 재미난 글을 쓰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주인공이 호주가기 전에는 민병철 어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했다는데
나도 20대에는 강남에 있는 민병철 어학원을 다니며 더듬거리는 짧은 영어를 했어서 공감이 갔고
주인공이 토익 만점을 목표로 공짜 숙식과 네이티브 스피커와의 무료 동거라는 것이
아마 나도 그 시절이였으면 혹할 만한 유혹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토익 만점의 대가로 한쪽 눈을 잃은 주인공
이 소설을 통해 나는 어떤 목표를 향해 어디까지 도전해봤는지 생각해봤는데
인질이될 만큼 죽을 힘을 다해 뭔가 해 본적이 없는거 같다.
물론 소설이지만 읽는내내 주인공을 응원했고 감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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