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어렸을땐 친구 좋은줄 모르고 나만 생각했지. 참으로 이기적이였지.

좋을 때만 함께하고 싶고, 힘든 일로 내게 다가오면 어쩔줄 몰라 망설였지.

내가 힘들때 그 누구에게도 손 내밀어 본 적 없어서, 위로 받아보지 못해서

막상 친구가 힘들어서 다가오면 어떻게 위로할지 몰랐지. 정말 어렸었지.

그 슬픔을 잘 몰라서 가식으로 위로하던 나,

그런 내 모습이 싫어서 그 시간들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며 딴청을 피워댔지

참으로 함께 하는게 뭔지 몰랐던 시절이였지.

친구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없었고,

좋은 친구가 되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내겐 진정한 친구가 없다고 생각했지. 진짜 바보 같았지.

만나서 즐겁고 유쾌한 것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어.

내가 예능인도 아닌데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우울하고 지옥같이 힘든 시간들이 찾아올때면 온전히 내 몫이라 나를 더 힘들게 했고

저멀리 있는 친구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 나의 슬픔을 공유할수도, 알지도 못한다고

단정지었지. 진짜 어리석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친구 관계는 지금까지 이어져왔고 간간히 만나고 있지.

이제는 조금 서로의 아픔과 슬픔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하고

친구가 겪은 일들에 남일 같았던 때에서 벗어나 공감을 하고 받아 주고

나의 이야기도 털어놓고 친구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어렸을 때와는 다른 친밀감을 느낀다.

친구의 말을 내가 온전히 공감하고

친구가 나의 말을 온전히 공감하고 있다고 서로 느낀다.

이제는 알겠다. 진정한 걱정이 무엇인지를.

이제는 알겠다. 진정한 공감이 무엇인지를.

그것은 친구가 나를 위해 마음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똑같이 그 마음을 전하는 일이다.

나는 이제야 알았다. 친구의 마음을 그리고 친구에 대한 나의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