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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2호선 임산부

어제 저녁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사당역 4호선에서 사람 많은 2호선으로 갈아타는데
어떤 여자분이 막 돌진하듯이 타면서 문에서 안쪽으로 파고 들며 어느 자리엔가 앉으셨는데
바로 임산부 지정석이였다.
그녀가 임산부란걸 알게 해 준 것은 바로 그녀의 가방에 달린 임산부 뱃지 때문이였는데
본인의 권리를 찾아 그 자리에 앉은 것이 참 멋지고 당당하게 느껴졌다.
말이 필요없이 뱃지만 보여주니 그 자리에 앉아계시던 등산객이 자동으로 일어나게 되는 마법의 뱃지.
나 같으면 사람 많은 퇴근길 지하철에서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지하철을 못 타고 다니지 않았을까 하는 소심한 생각을 해보는데,
어제 본 그녀의 행동은 그렇게 적극적으로 본인의 자리를 찾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거쳐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내 자리를 찾는 일임에도 임산부 뱃지를 당당히 달고 다니는게 쉬운일은 아닐거란 생각이 들며,
임산부와 상관없이 앉아있는 사람앞에 서 있기란 또 얼마나 민망한 일이며,
다행히 그 분이 일어나면 다행이지만 안 일어나고 버티거나 진짜 모르고 있다면
말이라도 해서 '여긴 임산부 자리인데요'라고 해야 할 수도 있는데
내가 못 가지고 있는 용감한 뚝심에 경외심 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풍토는 다함께 어우러져 사는 사회에 당연한 모습으로 생각되어져야 하며
임산부, 노약자, 장애인은 배려받고 우선시되어야 하는게 맞다.
이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보통의 일처럼 생각되어야 좋은 사회이다.
나부터가 이런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니며 멋지다라고 생각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매뉴얼로 만들어 놓은 사회 규칙을 따라 함께 지켜나가야 할 예의와 배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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