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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무제2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다보니 거래처 직원들이 신입으로 그리고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승진하고 
또 퇴사를 하기도 하고, 명퇴를 하기도 하고, 내가 아는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기도 하고
업계와 관련된 사업체를 차려 연락이 오기도 하고,  어떤이는 유학을 가기도 하고
아예 다른 업종으로 바꿔 전업을 하기도 한다.
나만 제자리에 있는것 같고, 다른 이들만 제갈길 찾아 움직이는것 같은 생각도 들지만
세상의 중심은 나라고 할때, 착각이지만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듯이 보이기도 한다.
어찌보면 나는 나태하고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 못해서 이 자리에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또 어찌보면 나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이 회사에서 인정받아 이자리에 지금까지 있는것이고 
이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고,  실제로 그 몫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주는 안정감을  당연함으로 느끼고 또 그것을  가끔 불평, 불만으로 내 뱉을때도 있지만
주중에 소속없이 지내온 경험이 있기에, 그럴때마다 느끼는 상실감과 공허함을 생각하면
좀 비굴하고 염증나지만 이 회사 생활 견딜만하다.
오랜만에 연락오는 거래처에서 내가 아직도 근무하고 있다고 하면 '아직도 계세요' 이런말을 종종하는데
그때마다 숨고 싶고, 내가 좀비같다는 생각을 한다.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이 들수도 있는데 왜 움추려드는 기분이 드는 것일까.
그들은 그냥 '와아 대단하다' 이런 뉘앙스였는데, 받아들이는 내가 못난이 반응을 보인게다.
이것은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낮은 자존감의 문제라고 본다.
아마도 내 생각엔 회사의 복지도 개선되고 인격적인 존중이 되면 
자존감도 따라서 조금은  상승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것은 많이 불가능해보이므로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필요할 때까지 다하는 것이다.

나는 아직까지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 자신감을 가지고 출근을 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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