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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아침부터 눈이 펑펑 쏟아지네.  
눈이 오는 낭만은 그냥 바라볼 때 만이고,  
눈과 마주한 현실은 얼굴을 때리는 차가움과  
길바닥에 내리자마자 녹아서 질퍽해진 더러움이다.  
     
행여나 미끄러져 엎어지기라도 하면 이런 낭패가 없다.   
진짜 안 다치면 다행이다.  
게다가 울동네는 산을 깍아 만든 아파트라 경사가 심해서  
눈이 오면 사람들이 호랑나비 춤을 추고 다니고   
구청에서 1순위로 눈을 치우는 동네다.  
그래도 내리막길은 정말 조심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특히 나같이 주의력이 없고 덤벙대는 사람은 특히 더 그렇다.  
     
완전 어릴땐, 동네에서 눈에다가 연탄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고  
커서는 싱글때,  눈이 많이 오던 날 스키장에서 보드를 타며 날라다니곤 했는데  
그리고 지금은 눈이 오면 사무실에서 하염없이 창밖의 내리는 눈을 바라보곤 하고
그리고 또 출,퇴근을 걱정하고…  
     
그래봤자 일년에 몇 번 내리지않는 눈인데, 내가 눈에게  너무 인색하게 굴었나.  
그래, 그냥 눈을 맞고, 눈을 보고, 눈을 밟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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