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깨달은 것 가지고는 삶은 바뀌지 않는다. 대개는 약간 더 괴로워질 뿐이다.
삶은 존재를 쪼개는 듯한 고통 끝에서야 바뀐다. 결국 이렇게, 이러다 죽는구나
하는 고통 말이다. 변화는 그렇게나 어렵다. 가끔은 존재를 찢는 듯한 고통을
겪고도 바뀌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대신 고통을 거부하려고 헛되이 싸우던 그가
망가지는 것을 나는 여러 번 보았다.
그러므로 고통이 오면 우리는 이 고통이 내게 원하는 바를 묻고, 반드시 변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은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틀이 이제 작아지고 맞지
않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가 한낱 미물이라 여기는 매미도 허물을 벗어야 더 큰 성충이 된다.
매미는 그 허물을 벗기 전 제 껍질을 키우면서 그것을 벗어 던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겨우겨우 얻은 먹이로 그 껍질을 키웠을 것이다. 그래도
매미는 그걸 버린다. 잠시지만 엄청나게 연약한 피부로 모든 위험에 노출된
채로 새로운 껍데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모든 성장은 위험하다.
성장은 일종의 변형이고 변형은 딱딱하고 강한 것에서가 아니라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것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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