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커피를 책상에 시원하게 쏟았다.
컴퓨터 옆 왼쪽에 커피를 두고 왼쪽 책장에서 파일을 꺼내려다 참사가 일어 났다.
사실 왠지 커피를 쏟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러면 조심을 했어야지.
왜 난 이리 주의력이 부족할까? 불길한 예감은 한번도 틀린 적이 없어.
진흙 색의 커피가 책상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데 무슨 폭포수처럼,
여태껏 참으로 많은 커피를 쏟았지만 그렇게 역동적으로 쏟아지는 모습은 또 처음이다.
마치 연어라도 한 마리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도 될 만한 양이었는데,
낙하 소리에 놀라 나도 모르게 ‘으아 으아’ 반복했다.
내 뒷자리에 앉은 회사 언니도 놀라서 내가 벌인 이 참사의 수습을 위해 키친 타월을 신속하게 들고 왔다.
책상과 컴퓨터와 바닥을 닦고 또 닦고 닦았지만 지금 내 자리는 은은한 커피 향으로 가득하다.
덕분에 오늘은 커피향으로 시작하는 하루다.